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몰입감, 소음, 페어

5~7월 사이 심각하게 느꼈던 몰입의 어려움을 다시 느끼고 있다. 핵심은 전화기였다. 당시에는 전화받을 옆의 사람과 내 전화가 동시에 울리면 내가 전화를 받아서 옆사람에게 바꿔주는 굉장히 신비한 짓을 하고 있었다. 나에게 오는 전화는 5~7월 사이 한 건 정도 있었나 없었나 그렇게 기억한다. 일이 싫었는지 내 집중력이 부족했던 건지 아무튼 낮은 어렵게 보내고 칼퇴근을 한뒤 새벽에 나타나 일과 공부를 했다(사무실과 집이 가깝다 ㅎ). 당시 사장면담에서 나는 유일한 개선 요구사항으로 서버의 소음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는 업무 형태가 조금 바꼈다. 세 명이 돌아가며 두 명씩(페어) 일을 했다. 며칠 전 10월 말까지 그렇게 계속 일을 했는데 원래 앉던 자리와 비슷한 자리였음에도 별로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우선 말을 하게 되므로 아무래도 의미없는 서버 소리나 전화기 소리보다는 상대의 말이 더 집중됐다. 이 시기에는 야근, 철야도 많이 했기 때문에 확실히 페어워킹의 효과인지 알 수는 없다. 야근을 하면 회사는 조용하기 마련이다. 이쪽 파트가 페어를 하는 동안 근처 파트(원래 있던 파트)의 업무 능률에 대한 판단도 없다. 같은 내용이 아니니(이쪽은 Flex, 저쪽은 PHP) 대화소리 때문에 아마 떨어지지 않았을까.

 

최근에 자리배치가 바뀌게 돼서 딱 중앙에 있는 자리에 앉아있다. 사람이 많이 늘어서 다른 파트들은 절대적인 미팅의 수가 많아졌다.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가까이 앉아보지 못했던 다른 개발팀은 업무지시를 파티션 너머로 말하는 문화다. 누구씨 뭐하면 뭐 줘요, 이메일 뭐에요, 커밋했어?, 미안 나때문에, 메신저가 안되는데요, 누구씨 개인적으로 밖에서 잠시 얘기좀 하죠. 까지가 정확히 오늘 있던 일 중에 기억에 남는 대화다. 옆 동료들도 묻진 않았지만 아마 기억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잘난 것은 아니니 개인적 집중력의 부족이면 직종을 바꿀 생각은 하고있다. 진지함.

댓글 2개:

  1. 확실히 가운데 쪽 자리는 시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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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incheolLee - 2009/11/11 14:33
    대놓고 말하지만 오후까지 일 제대로 안하고 있습니다. 허락받고 낮에 자면 안되냐고 묻고싶군요. 밤에 나와서 하면 똑같으니. 서로 손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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